
biz.heraldcorp.com · Feb 23, 2026 · Collected from GDELT
Published: 20260223T020000Z
- 신소재·바이오·반도체 고부가 산업 필수장비 자리매김- 세계 최고 성능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희귀동위원소 생성-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 착수, 전략산업 활용 극대화 대전 신동에 구축된 한국형중이온가속기 ‘라온’ 저에너지가속장치.[중이온가속기연구소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노벨상 수상 가능케 할 기초과학 연구부터 신소재 개발, 반도체 산업 숨은 첨병까지. 못하는게 없는 만능 재주꾼 가속기.”인류가 풀지 못한 난제 해결사로 떠오른 가속기. 경제·산업 측면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주요 선진국들도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가속기는 쉽게 말해 기초과학 연구용 장비다. 가속된 입자를 물질에 직접 충돌시켜 물질의 변화를 발생시키거나, 가속된 입자에서 나온 방사광을 이용하여 물질을 관측하거나, 암치료나 동위원소 생성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장치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입자’를 발견해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역시 가속기의 일종이다.가속기는 가속되는 입자의 종류에 따라 ▷중이온 ▷중입자 ▷양성자 ▷방사광 가속기로 분류된다. 중이온가속기는 핵물리 연구 등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에 활용되고,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를 가속하여 암치료에 주로 활용된다. 양성자가속기는 암치료 및 육종돌연변이·신규 품종개발에 방사광가속기는 나노미터 단위의 물질 내부를 3차원으로 분석할 수 있어 신약개발, 신소재 등 다양한 분에서 활용된다.▶양성자·중이온·방사광·중입자 가속기 종류 다양=우리나라는 포항에 3세대·4세대 방사광가속기, 경주에 양성자가속기, 대전에는 세계 최초로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를 결합한 한국형 중이온가속기가 운용 중이다. 여기에 부산에는 중입자가속기, 충북 오창에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한창으로 국내 가속기 활용 연구에 새 이정표가 쓰여질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2013년부터 가동에 돌입한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가속한 양성자를 물질에 조사해 물질을 변화시키거나 중성자를 생산하는 장비다. 양성자를 빛의 속도의 약 43% 수준인 초속 13만km까지 가속시킬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으로도 불린다.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잔자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량용 반도체 대기방사선 내성 시험을 전담하고 있다. 최근 인공위성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우주 부품 기업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다.원자력연구원은 산업체의 이용 수요 증가로 빔 서비스 제공 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양성자가속기는 반도체 오류 시험에 최적화된 시설”이라며 “양성자가속기 기반 대기방사선 시험 인프라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해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이온가속기 라온 가속장치.[중이온가속기연구소 제공] ▶희귀동위원소 생성 독창적 연구 가능=1조487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을 빛의 속도로 가속하거나 충돌시켜 물질 구조 변화를 통해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한다. 중(重)이온, 즉 무거운 이온을 가속시키는 중이온가속기는 헬륨(He) 보다 무거운 원자를 이온으로 만든 뒤 가속시켜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동위원소를 얻는다. 펨토미터 수준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일종의 초거대 현미경인 셈이다.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희귀동위원소빔으로 핵과학, 원자·분자과학, 물성과학, 의생명과학 등 다양한 기초과학분야에서 새로운 차원의 연구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라온은 지난해 저에너지 구간 전반에 대한 빔 시운전을 마친 뒤 2024년 시범 운영을 거쳐, 초기 운영 단계에 돌입했다. 2단계 고에너지 구간 선행R&D를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현재 많은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핵물리, 천체물리, 원자물리, 의학 분야 연구 과제들이 라온의 저에너지 빔을 활용하고 있다.우주 환경을 모사한 반도체 방사선 시험이나 의료용 방사성 의약품 연구 등 응용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해외 연구시설을 이용해야 했던 실험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연구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남은 과제인 고에너지 구간까지 성공적으로 구축된다면 노벨물리학상이 제정된 이래 40여명이 가속기 관련 연구를 통해 수상한 만큼, 우리 과학계의 바람대로 중이온가속기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배출을 위한 토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중이온가속기 연구소 관계자는 “해외 가속기에 의존하던 우주·항공용 반도체 방사선 내성 시험의 국내 자립 가능성을 보여준 성과로, 라온이 기초과학과 국가 전략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임을 실증했다”고 말했다. 충북 오창에 구축중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국가전략산업 및 산업체 활용 극대화=정부는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약 1조 164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충북 오창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고 이를 전자석을 이용해 회전시킬 때 발생하는 자외선, X선 등 넓은 영역의 고속도, 고휘도의 빛을 만드는 장치다. 오창에 구축되는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기존 3세대 원형가속기보다 100배 이상 밝은 빛(방사광)을 내도록 설계된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로, 향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신약·백신 개발, 첨단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기존 포항 3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경우 1500억이 투입된 국내 최초의 가속기로 주로 기초연구에 활용되었고, 산업활용에는 제한적이었다.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실험환경에서 넓은 에너지 영역으로 활용분야를 확장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료의 실시간 구동에 따른 연구가 가능하다.특히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현재 구축중인 총 10개의 빔라인 중 산업용 우선사용 목적으로 3개의 빔라인이 구축되고 있으며, 이차전지, 반도체 등 전략산업의 수요가 높아 장기적으로 이러한 수요에 특화된 기능을 가진 산업체 전용 빔라인의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신승환 다목적방사광가속기사업단장은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가 완공되면 기초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등 우리나라 전략산업 분야와 신약개발 등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매우 높은 연구시설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초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분야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가속기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실시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기술적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으로 6조 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2조 4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13만 7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가속기 관련 전문가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양성자가속기, 중이온가속기, 중입자가속기는 연구개발에서 시너지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가속기 건설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국산화하고 다른 영역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