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i.co.kr · Feb 21, 2026 · Collected from GDELT
Published: 20260221T011500Z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광고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요구를 거부했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외연 확장보다 핵심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둔 행보로 읽힌다.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중도층 흡수 없이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상관 없이 당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다음 날인 20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회견 일정은 40분 전에 긴급 공지됐다.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1심 판결은 내란죄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의 위법성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판결문 곳곳에 논리적 허점이 보인다”,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는 등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사과와 절연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야말로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할 대상”이라며 반격했다. 선고 직후 당내에서 분출된 “윤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해야 한다”(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 “윤석열이 남긴 반헌법적 정치를 단호히 정리해야 한다”(김재섭 의원)는 요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광고기자회견에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30분간 비공개회의를 열어 장 대표 입장문에 대해 논의했지만 기조 변화는 없었다. 회의에선 “사법 불복으로 비칠 수 있으니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은 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판결문을 세세하게 반박했던 내용의 일부는 빠졌으나, 판결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그대로 남았다.당내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지도부 총사퇴, 정말 시급하다”고 했고, 소장파 이성권 의원도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나경원 의원마저 “당내 의견을 조금 넓게 듣고 확장하는 방향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광고광고계파를 가리지 않는 비판에도 장 대표가 강경 노선을 고수한 배경에는 전한길씨 등 윤어게인 세력을 우선 끌어안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그동안 윤어게인 세력이 이재명 정부가 아닌 우리 당을 비판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이들에게 함께 가자는 메시지”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순간 장동혁 대표를 버릴 것”이라고 했던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의 압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지방선거 투표율이 통상 50% 안팎에 그치는 점을 고려해, 우선 투표장에 나올 핵심 지지층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장 대표가 회견 말미에 “애국시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한다. 국민의힘 깃발 아래 모여 힘을 합쳐달라”고 거듭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광고다만 중도층 확장 없이는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시선은 ‘선거 이후’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지지 기반을 강화해 지방선거 결과에 관계 없이 당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실제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이후 당 지도부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경우 장 대표가 ‘재신임 전당원 투표’ 카드로 정면 돌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당원 수는 장 대표 취임 이후 75만 명에서 110만 명으로 늘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겨레에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강성 당원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은 결국 당권 강화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겠냐”며 “당 대표 2년 임기를 유지한다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자연스럽게 대선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해정 기자 sea@hani.co.kr